제주 한라산 겨울 산행 - 영실코스
제주에 갑자기 폭설이 내려
제주 생활 3년만에 드디어 눈꽃을 구경하러 갔다.
(제주에 살지만 눈꽃보러 가는건 쉽지 않았다)
코스는 영실로 갔다가 영실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보통 영실로 갔다가 어리묵으로 내려오는데
그럴 경우 승용차로 갈 수가 없다
영실로 차를 찾으러 가야 하는데
걸어가거나 쉽게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Tip. 영실에서 어리묵으로 내려오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내려와서 택시타고 다시 영실로 가면 된다.
여튼 나는 영실 to 영실 코스를 택했는데
올라갔던 곳으로 다시 내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올라갈때랑 내려올때랑 느낌이 다르기때문에..
아침 9시 어린이집에 딸을 데려다주고
바로 영실로 향했다.
제주 시내에서 1100도로를 타고 영실매표소까지 갔다.
약 40분정도 소요됐다.
한라산 입산시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서둘러 갔다.
영실코스 같은 경우 오후 12시에 입산은 금지한다.

주차는 2군데에 할 수 있다.
영실매표소와 영실등산로입구(지도상 경유지로 표시)
근데 눈이 많이 내렸을 경우,
영실매표소에만 주차가 가능하다.
등산로입구 가는 길을 막는다.
등산로입구에 주차장이 있는데 눈이 많이 내렸을 경우
제설 작업을 하지 못해 주차를 못한다.
그리고 눈길이라 체인이 없으면 올라가기 힘들다.
보통 영실매표소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매표소부터 출발하면 전체 등산코스보다 1시간정도는 더 걸린다)

아래 사진이 매표소다.
여기에 주차를 해두고
영실 등산로 입구까지 걸어가는데
약 40분정도 걸린다.
길이는 2.5km정도.



올라 가는 길에 포크레인이 길을 트고 있다.

경사가 가파라서 그런지 시작하자마자
엄청 힘이 들었다.
안쓰던 근육을 써서 그런가보다..
탐방로까지 아직 1.0km ㅠㅠ

40분~50분정도 걸으니
드디어 영실 입구가 나타났다.
차들이 올라오긴 하나 주차할 곳이 없다.
저 검은 SM5는 올라갈때 봤는데
계속 미끄러지고 난리도 아니였다.
사고 날 줄 알았는데
기어코 올라왔군.



(중간에 주차장이 있는데 눈이 가득)



시작부터 눈밭이라 아이젠은 필수다.

숲속을 지나 오르막이 시작됐는데
아이젠이 진짜 짱이었다.
무슨 압벽 등반하는 기분이 듦 ㅋㅋ

조금 더 올라가니 한라산의 유명한 절벽인 영실기암이 보인다.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인 영실기암.
해발 1,400∼1,600m
지점의 거대한 계곡 우측에 천태만상의 기암 괴석들이
즐비하게 하늘을 찌를 듯솟아 있다.
옛부터 '오백나한', 또는 '오백장군' 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까마귀들도 슬슬 보이기 시작하고...


올라갈때는 구름이 약간 있긴 했지만
서귀포바다까지 잘보였다~

가파른 숲속을 지나자마자 두번째 고비가 왔다.
(첫번째 고비는 매표소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또 가파른 계단이 보인 것이다.
요기만 넘으면 될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 왔다. ㅋㅋㅋ



어느정도 올라와서 뒤를 돌아보니
꽤 많이 올라온 것을 알았다.
뿌듯!








눈꽃을 보러 왔는데 다행히 녹지 않고
나무에 잘 붙어 있었다!
올레~







가파른 계단을 지나니
평탄한 등산로가 나왔는데 어찌나 기쁘던지....

등산로는 1m정도 눈이 쌓여있는데
사이드는 중간중간 구멍이 뻥뻥 뚫려있었다.
위험하니 조심





영실기암을 지나자마자 구상나무숲이 나왔다.
평탄한 등산로에...
멋진 눈꽃 나무들!
긴장됐던 몸이 다소 누그러졌다.



구상나무 숲을 지나자마자 평탄한 평지가 나왔다.
근데 구름과 눈으로 온세상이 하얗게 보였다.
아마 이곳이 봄에 오면 철죽이 많이 펴있는 그곳인듯한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도 별로 없고...
꼭 히말라야에 온 기분이 들었다.


10분정도 저 평지를 통과하니
드디어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했다. ㅠㅠ
아... 진짜 반갑고 기쁘고 행복했다.
춥고 배고프고..



라면 1500원
초코파이 500원
커피 500원
연양갱 1000원
훈제계란은 편의점에서 사왔다.

아침을 먹지 않고 출발했는데
등산 시작할때부터 이 라면이 그렇게 먹고 싶었다.
영실기암 절벽을 올라갈때 특히 최고조였다 ㅠ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라면ㅠㅠㅠ 흐그그긁 ㅠㅠ

옆에 참치김밥을 사오신 아저씨가 있는데
너무 많이 사오셨는데 어찌나 먹고 싶었는지...
차마 달라고 할 순 없었고..
(결국 억지로 꾸역꾸역 드시는데..ㅠㅠㅠㅠ)
아 참치 김밤!!
라면을 먹고 20분정도 쉬고
바로 하산!

헐 갑자기 날씨가 더 안좋아졌다.
엄청난 바람과 안개들이 ㅎㄷㄷㄷㄷㄷㄷ




내려오는길은 엄청나게 수월했다.
눈이 많아서 미끄러져서 내려왔는데
은근 재밌었다.
(줄을 잡고 미끄러지듯 내려오면 된다)

올라갈때는
매표소-입구-윗세오름까지
9시30분에 출발하여 1시쯤 도착했으니
3시간반정도 걸렸다
(중간중간 휴식시간이 30분정도)
그리고 내려올때는 2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총 5시간 30분 소요
(매표소-입구 구간을 빼면 4시간정도면 왕복이 가능할 듯 싶다)

등산로를 4단계 코스로 나눠보고 난이도를 정해봤다.
개인차가 있을텐데 체력이 좋지 않은 남성,
혹은 일반 여성에 적합할 듯 싶다
아래 등산로 길이는 정확하지 않으니 참고만 하세요~
4단계 1.매표소 - 영실 입구 (난이도:中) 2.5km 2.영실입구에서 영실기암 절벽 계단까지(난이도 :中) 1km 3.영실기암 절벽 계단에서 구상나무 숲까지(난이도: 上) 1km 4.구상나무 숲에서 윗세오름까지(난이도:下) 0.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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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에서는 택시나 천천히 올라가는게 좋다.
사실 2번부터 등산이 시작되는 건데 1번에서 체력을 다 뺏기는 듯 싶다.
2번은 그럭저럭 쉽게 올라가는데
3번에서 갑자기 고비가 온다.
그래서 3번을 올라갈때는 당황하지 않고
쉬엄쉬엄 체력 안배를 하면서 올라가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4번부터는 평지가 나오니
3번에서 거의 끝난다고 보면 된다.